서브프라임 모기지

경제와 생활|2016. 8. 7. 15:25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에서 신용 경색을 알리는 폭풍우가 거세게 일고 있다. 발원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다. 

 다우존스지수를 지난 한 주 동안 무려 4.2%나 끌어내렸고, 나스닥지수 하락률은 4.7%에 달했을 정도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했다. 최근 견고한 상승세를 탔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도 곧바로 영향을 줘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무너져 내렸다.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개인들에게도 주택을 살 수 있도록 담보를 제공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렇게 막강한 파급 효과를 주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출발해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로까지 이어지는 연쇄 고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정부 보증 모기지 금융회사인 패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평가손만 무려 47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패니매가 보유하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가치가 15억 달러, 프레디맥은 32억 달러 정도 하락했다는 추정이다. 
 
 사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은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저소득층 주택 마련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주택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등급이 높아야 했기 때문에 평소 신용을 쌓지 못한 저소득층들에게는 주택 마련이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선불금으로 10~20%를 미리 내야 하는 점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등급이 낮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을 뿐 아니라 선불금도 거의 받지 않도록 했다. 대신에 월 납부 이자를 높여서 받는 쪽으로 영업 전략을 세우도록 유도했다. 

 문제는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되면서 벌어졌다. 경기 과열을 염려하면서 높아진 이자율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대출한 저소득층들의 원리금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주택 값도 떨어지면서 주택을 담보로 하는 추가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조기 상환을 하려고 해도 페널티(조기상환벌과금ㆍprepayment penalities)가 높아서 쉽게 처분할 수도 없게 만들어졌다. 결국 2003년만 해도 7%대에 그쳤던 연체율이 지난해 말에는 14%를 넘어버렸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 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펀드와 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손실을 보면서 신용 경색 우려가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졌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신용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부동산 담보대출. 신용도가 낮은 만큼 우대금리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담보 부동산을 기초로 채권을 발행하며, 대형 투자은행은 채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해 준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소득이나 자산증빙서 없이 간단한 서류만으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20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전체 모기지 대출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7년 연체율이 10퍼센트를 넘고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 금융시장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 쉽게 말하자면 빚 갚을 능력이 적은 사람들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것이다.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이며, 그 사람들은 타 금융기관에서 대출 받기가 어렵게 때문에 미국 모기지 대출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세계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미국 발 신용경색 위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급유동성 공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는 신용경색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모기지 개혁안과 의회에 대한 세제개편 요구 의지, 부시 대통령의 모기지 차환 대출 지원책 발언 등도 증시의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수많은 파생금융상품과 얽혀 있어 연루된 금융기관과 펀드의 손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특성상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안전자산 선호 및 부분적 신용경색이 완화되기까지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브프라임 부실 확산의 여파로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주택시장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FRB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아직 해결이 된 것이 아니지만 이 단계에서 그동안의 사태진전과 대응과정이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의 금융 불안의 신속한 전염성과 과민성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지난 3월 서브프라임 리스크로 국제금융시장이 가벼운 홍역을 앓았으나 그것이 8월에 쓰나미로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본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적도에서 발생한 태풍은 아열대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을 경우 크기가 급속히 커진다. 마찬가지로 서브프라임 사태는 글로벌 유동성의 과잉, 엔캐리 트레이드 및 파생금융상품의 확대와 세계금융의 통합화 등 새로운 금융환경의 뜨거운 바다를 타고 초대형 태풍으로 돌변했다.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시장에 미치는 시간과 경로가 더욱 단축될 것임이 새삼 확인되었다.  

 둘째,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의 위기경고 시스템 가동과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이번의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 투자가 적은데다 중국의 자본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개방되어 충격이 적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바뀌면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발 금융위기에 훨씬 더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미리 알리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어 충격을 줄여야 한다. 금융기관은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리스크관리기법이 발전하더라도 전체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하고 투자위험 분산에 노력해야 한다.  

 셋째, 이번 사태는 금융 불안 상황에서 초기대응과 국제정책협조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금융 불안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의 초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의 경우 정부의 초기 대응은 비교적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투자규모가 적어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며, 신용경색조짐이 나타날 경우 긴급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한 것은 시장의 동요를 잠재우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서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미국발 신용경색위기가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대규모 긴급유동성을 공급하는 공조체제를 보여 위기수습의 물꼬를 텄다. 만일 아시아에서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주변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정책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변 국가들과 평소에 정책협조체제를 구축해 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는 선제적 유동성 관리와 부동산가격 연착륙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2002년 이후 저금리기조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2004년 이후 연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거품붕괴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충격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과다한 신용확대와 자산가격 거품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단기금리를 운용목표로 하는 현행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산가격 상승과 금융불안정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운용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 관리에는 단기금리 조절뿐 아니라 금융감독당국과의 협조체제 강화도 중요하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 담보대출규제를 강화한 것이 서브프라임 위기가 국내 부동산대출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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